2024 1번째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인상 깊었던 내용>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의 저자인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 대니얼 길버트 교수는 2,250명을 대상으로 언제 가장 행복한지 뇌의 상태를 촬영하여 발표했다. 그 결과 뇌가 집중할 때 행복하다고 느끼는 반면 휴식을 할 때 불행하게 느낀다고 발표했다. 길버트 팀의 연구 결과, 열심히 일에 집중할 때, 운동할 때, 마음에 맞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때 높은 수치의 행복 호르몬이 나왔다. 반면 휴식을 취하거나 부정적인 생각, 미래에 대한 걱정, 불쾌한 경험을 기억할 때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졌다. 이 연구 결과는 이 세계의 본질이 끊임없이 살려고 노력하는 의지이며, 의욕과 노력은 동물과 인간 전체의 본질이기 때문에 권태가 불행의 원인이라는 쇼펜하우어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건강한 정신력을 위해 그에 맞는 노력을 하라 - 쇼펜하우어는 어느 고서를 뒤적이다가 "많이 웃는 자는 행복하고, 많이 우는 자는 불행하다" 라는 글을 읽었다. 건강한 사람 가운데는 낙천적인 성격이 많다. 그만큼 살면서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는 것인데, 기질상 타고났을 가능성도 있고 후천적으로 성격이 바뀌었을 수 있다. 웃을 수 있는 것도 능력이다. 잘 웃는 것도 타고나는 기질에 속하기 때문에 웃음이 없는 사람이 노력한다고 반드시 잘 웃게 되는 것은 아니다. 성격이 좀처럼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건강은 인간의 주관적인 자산인 '고상한 성격', '뛰어난 두뇌', '낙천적인 기질'과 '명랑한 마음'에 함께 속한다. 이 가운데 우리를 가장 행복하게 하는 요인은 명랑한 마음이다. 그 명랑한 마음은 외적인 돈이나 명예가 아니라 건강이다. 따라서 바깥에서 좋은 것을 찾지 말고 자신의 건강을 지키고 유지하는 데부터 힘을 써야 된다. 그것은 운동으로 만들어진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생명의 본질은 운동"에 있다고 강조하면서 유기체의 전체는 끊임없이 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의 행복은 명량한 기분에 좌우되는데, 그 기분은 건강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똑같은 상황에서도 몸이 건강하고 튼튼하면 기분이 좋겠지만 병에 걸리면 짜증 나고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쇼펜하우어는 말했다. "나무도 튼튼하게 자라려면 바람이 필요하다. 인간도 건강하려면 운동이 필요하다." "행복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명랑한 마음이다."
첫째,명랑해야 잘 살 수 있다 - 행복은 젊음, 외모, 부, 명예 등으로 평가하지 말고 얼마나 명랑한지를 확인해 봐야 한다. 마음이 즐거운 사람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모든 인간관계를 끊으면 오히려 따분하고 심심한 기분에 시달릴 수 있다. 그런 극단적인 상황을 피해 만나는 사람들의 범위를 좁혀서 자신의 생활방식을 단순하게 유지한다면 마음의 동요를 줄일 수 있다. 쇼펜하우어는 무료함을 야기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될 수 있는 한 관계를 단순화하고 생활 방식을 극히 단조롭게 해야 행복해진다고 했다. 둘째, 질투를 경계하라. - 질투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이지만 자신의 것을 남의 것과 비교하지 말고 즐기자. 쇼펜하우어는 세네카의 말을 인용했다. "우리는 자신의 것을 남의 것과 비교하지 말고 즐기자. 다른 사람이 행복하다고 괴로워하는 자는 결코 행복하지 못할 것이다. 셋째, 큰 희망을 걸지 마라. - 우리는 가끔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후회를 한다. 우리는 우주의 먼지와 같은 존재다. 그래도 우리는 살아서 존재하는 일에 감사해야 한다. 내가 이 세상에 없었더라면 이런 한탄도 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꿈이 깨지고 실패를 겪어도 태어나지 않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우리 삶은 아주 작은 점에 불과하다."
나를 불안하게 하는 것들과 작별하라
인생의 무게중심을 밖에서 안으로 옮겨라 - "평생에 걸쳐 매일 매시간 그 자신 자체일 수만 있다면 더 이상 아무것도 필요할 게 없다." 인간은 자신의 타고난 탁월함에 따라 가장 적합한 것을 선택할 수 있다. 인생을 향유하는 방식은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재생적 즐거움, 먹고 마시는 일, 소화, 휴식, 수면 욕구 등 , 둘째, 육체적 즐거움. 산책, 달리기 등 각종 운동, 사냥, 전쟁등, 셋째, 정신적 즐거움, 사유, 독서, 예술, 명상, 철학 등 쇼펜하우어는 세 가지의 즐거움을 모두 알았다. 좋은 음식을 먹었고 건강을 챙겼고 음악을 즐겼다, 그리고 독서와 철학을 누구보다도 중요하게 여기며 살았다. 그는 세 가지 즐거움 가운데 어느 하나 소홀하게 하지 않도록 균형을 갖췄다.
세 가지가 모두 중요하다고 해도 인생을 향유하는 데는 사람마 무게 중심에 차이가 있다. 자신의 능력에 맞게 행복의 방향이 달라진다. 쇼펜하우어는 세 가지로 분류한다. 첫째, 평범한 사람. 무게 중심을 바깥에 두고 만족을 추구한다. 예를 들어 소유물이나 지위, 이성과 자식, 친구나 사교계 등에 의존하는 사람들이다. 군주같이 '유아독존' 같은 삶을 살아가면서 이 세상을 다양하게 볼 수 있는 시각을 갖춘 사람을 말한다. 최고의 행복을 주는 철학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데 매우 중요하다.
타인에게 방해받지 마라 - 누구나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싶지만 회사에서는 다른 직원들이 말을 걸어서, 일을 부탁해서, 회의를 하느라 분주하다. 또한 집에 오면 집안일을 하느라 정신이 없고 가족 모임에 시간을 빼앗기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휴일에는 하루 종일 유투브나 여러 가지 방송을 보느라 시끄럽고 산만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대중음악뿐만 아니라 자극적인 기사는 우리의 신경을 지나치게 자극하는 경우가 많다.
내면이 인격을 좌우하고, 인격이 인생을 좌우한다. 내면을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기회가 되면 미술 전시회나 연주회를 찾아서 최고의 예술가가 만들어 낸 작품을 감상하며 인생의 고뇌에서 벗어나는 시간도 가지면 좋다. 혼자서 산행을 하며 자신을 만나는 훈련도 해야 된다. 고독은 나의 진정한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는 벗이다. 마흔부터 어느 누구한테도 방해받지 않는 잔잔함을 스스로 찾도록 해야 할 것이다. 쇼펜하우어는 말했다. "다른 사람들을 '우리'가 아니라 '그들'로 생각하는 것이 익숙해질 것이다."
자기 자신을 가장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쇼펜하우어는 행복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교양'을 꼽았다. 그는 교양을 쌓기 위한 독서가 가치 있는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행복이 주머니에 무엇이 들어 있냐 하는 것보다는 머릿속에 무엇이 들어있느냐 하는 것에 달려 있다." 끝없는 의욕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은 인생에 대한 지적 관조와 독서를 통한 위대한 사상가와의 대화다. 철학자는 사물을 지적인 대상으로 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이기적인 욕망에 갇혀 왜곡된 시각으로 본다. 쇼펜하우어는 사유의 힘을 키울 수 있는 방법으로 독서를 권했다. "먹은 것이 육체가 되고 읽는 것이 정신이 되어 현재의 자신이 된다." 철학적으로 향유하려면 사고하는 근육을 키워야 한다. 그런데 독자적인 사유에 필요한 독서의 방향이 다르면 이득보다 해악이 많다. 쇼펜하우어는 독서의 장점과 단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양서를 읽기 위한 세 가지 조건 - 최근 우리는 발전한 인공지능에 생각하는 것까지 맡기고 있다. 많은 독서는 독자적인 사고를 하는 데 방해가 된다. 많이 읽을수록 자기 스스로 사고하는 힘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쇼펜하우어는 이렇게 표현했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남이 먹다 남긴 음식을 먹는 것과 남이 입다 버린 옷을 입는 사람에 불과하다." 독서를 해서 오히려 남의 생각에 끌려다니면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잃게 된다. 따라서 자신의 사고의 샘이 막혀 버렸을 때만 독서를 해야 된다. 독서보다 독자적 사고가 훨씬 더 가치가 있다. 독자적인 사고 없이 남이 모은 견해를 받아들이는 것은 진리가 아니다. 쇼펜하우어는 사유 없는 다독을 경계했다.
아리스토텔레스도 행복의 조건을 '자족(스스로 만족)'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고독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쇼펜하우어는 고독과 사교성을 대립하는 것으로 본다. 지적인 능력이 클수록 혼자 지내려는 경향이 강하고 지적 능력이 떨어질수록 어울리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고독은 위대한 사람의 특성이다. 고독은 인간의 본래 모습에 가깝다. 친구든 애인이든 가족이든 나와 완전히 하나가 되는 일은 불가능하다. 각자 개성과 취향, 의견이 달라서 늘 불협화음과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오직 자기 자신과는 유일하게 완전한 융화가 이뤄질 수 있다. 마음의 평화와 행복은 오직 자신의 고독 안에 생겨난다. 행복을 얻기 위해서 그 원천인 고독을 피하지 말고 그것을 견디는 법을 배워야 된다. "누구나 자기 자신의 고독한 모습일 때 본래 지닌 것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인간은 아무리 친한 사람에게도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을 수 없다. 결국 그런 솔직함이 나중에 뒷담화와 비방의 단서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우정과 사랑, 결혼으로 이어지는 밀접한 인간관계도 비밀을 보장하지 않는다. 이런 면을 봐서는 다른 사람과 교제가 적을수록 좋다. 잡담, 유흥, 즐거움 뒤에는 가식적인 모습이 있다.
언제 어디에서나 자기 자신만으로 충분해야 한다.
인생의 큰 틀에서 보면 대부분 작은 것에서 행복이 이뤄진다. 음식을 먹을 때 첫 숟가락,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설렘, 첫 출근 등등이 우리의 결핍을 채워서 만족으로 넘어가는 단계인데, 이때가 가장 행복하다. 행복은 빨리 잊혀진다. 또 다른 결핍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미래에 어떤 일을 겪을지 알 수 없으며 그 고통을 견디면서 살아가게 된다. 그러므로 너무 큰 행복을 기대해선 안 된다.
현재를 살아라 - 동물은 현재만을 살기 때문에 근심과 불안이 없다. 미래에 대한 걱정이나 과거의 고통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동물이 인간보다 더 행복할 수 있다. 쇼펜하우어는 이런 장점을 동물에게서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인간은 과거의 일에 대해 후회와 자책하는 일이 많다. 한국인이 꼽는 행복의 조건은 가족의 행복, 건강, 그다음이 부와 명예다. 다행스럽게도 경제적인 조건은 어느 정도 선진국 수준이라 물질적인 결핍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금수저, 흙수저 등으로 계급을 나누며 남의 태생적 운을 부러워 하는 일들이 생겨나 불행감이 커지는 것은 막을 수 없다. 타인과 비교함으로써 생겨나는 상대적인 박탈감은 행복을 갉아먹는 벌레와 같다. 플라톤은 <행복론>에서 재산, 외모, 명예, 체력, 언변에서 조금은 "부족함을 느끼는 삶이 행복한 삶" 이라고 말한다. 타인의 객관적인 평가보다 자신의 주관적인 만족감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남보다 다소 부족하다고 열등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 요즘 잘생긴 사람보다 개성있는 사람이 더 인기 있다. '너는 인상이 좋다', '웃을 때 예쁘다', '카리스마 있어 보인다', '걸 크러쉬', '차도남' 등이 개성 있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대중가요가 있다. 내면의 아름다움이 중요하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인간의 삶의 고유한 색깔이 꽃보다 더 다채로울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잠재적인 가능성이 무한하기 때문이다. 마흔부터는 개성이 뚜렷한 삶을 살아야 된다. 남의 기대와 욕망에 맞춰 살아선 안 된다. '삶을 위한 삶'이라는 생존을 위해 자아 실현이라는 가장 높은 욕구가 잊혀지면 안 된다. 겉보기에 사람들은 같은 지향점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것 같지만 다른 곳을 보고 싶어 한다. 동일화되고 표준화된 대중 문화의 영향력 때문에 많은 사람이 같은 것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그런 행복은 기만이다.
우리나라 헌법 제10조에 보장된 '행복 추구권'은 독일 헌법에서 유래한 것으로 독일어 '인격의 자유로운 전개'를 번역한 것이다. 일본이 독일의 헌법을 받아들이면서 변형된 용어다. 국가는 국민에게 행복의 가치를 위해 어떤 것도 강요할 수도 없다. 놀든 일하든 각자 개인의 선택이다. 어떤 사람이 일을 하면서 행복을 느끼다가 실직을 선택해서 행복을 느껴도 관여할 문제가 아니며 국가는 노동에 대한 동기 부여를 위해 지원할 수 있다. 헌법에서 보장하는 행복추구권은 개성의 다양함을 반영하는 것으로 똑같은 영원불멸한 행복을 전제하지 않는다.
쇼펜하우어는 명예욕, 허영심과 구분되는 자긍심의 중요성을 말한다. 허영심이 본래 모습보다 더 좋게 타인으로부터 갈채를 받으려는 욕심이라면, 자긍심은 자신이 갖고 있는 장점에 대한 확고한 확신이다. 허영심이 타인의 마음에 기대하는 희망이라면, 자긍심은 자신의 마음에서 자신에 대한 내리는 직접적인 높은 평가다. 자신만의 장점과 가치에 확신이 있다면 누구나 가질 수 있다. 그런 확신이 있다면 자긍심은 손상되지 않는다.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자긍심을 갖기 위해서는 타인의 호감을 얻으려는 허영심을 없애야 된다. "허영심이 들면 말을 많이하고 자긍심이 들면 과묵해진다." 사회생활을 할 때 중요한 것이 소위 '세평'이다. 늘 평가는 이뤄지고 그것에 따라 승진과 출세 그리고 명예가 결정된다. 타인의 거울에 비친 모습대로 살지 말고 자신의 기준에 맞게 당당하고 기죽지 말고 살도록 해야 된다. 자신이 자신의 가치를 긍정하는 흔들리지 않는 자긍심은 행복의 조건에서 가장 중요하다. 자기 자신에게 확신이 생기는 순간 인생이 달라진다.
나 자신이 누구인지가 중요하다. -자기 긍정 , "우리 인생의 첫 40년은 본문이고, 그 다음 30년은 그 본문에 대한 주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