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2번째 책 <혼자하는 공부의 정석>
<인상 깊었던 책의 내용>
그러던 어느 날, 심리학자 앤더스 에릭슨이 음악 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힌트를 만났다. 실력향상에 직결되는 가장 중요한 활동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악기를 연주하는 모든 학생들은 하나의 활동을 똑같이 짚었다. 바로 '혼자 하는 연습' 이었다. "혼자 하는 연습이 중요하다." 그 지점에서 생각하자 모든 것이 명확해지기 시작했다. 최신 뇌과학의 연구 결과까지 모든 자료는 같은 방법을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방법이 명확해질수록 왜 혼자 하는 공부가 답인지 더운 분명하게 드러났다.
"왜 어떤 사람들은 공부를 더 잘할까?" 처음 질문을 품었던 고등학교때부터 지금까지 20년 동안 내가 찾아낸 답은 이것이었다. "올바른 방법으로, 혼자 공부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정말 '많은 노력'을 공부에 쏟아붓고도 실력이 늘지 않아서 힘들어한다. 그럴 수 밖에 없다. 하루 종일 강의를 듣고, 더 비싼 학원을 등록하고, 다른 사람들의 노하우를 쫓아 정신없이 다니고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모르니 '더 이상은 못 해.나는 머리가 나쁜가봐' 라는 마음이 든다. 하지만 그렇게 해도 안 되었던 이유는 머리가 나쁘기 때문이 아니다. '많은 노력'의 방법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강의를 들을 것이 아니라, 더 비싼 학원을 등록할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노하우를 쫓을 것이 아니라, 그냥 자리에 앉아 혼자 공부를 했어야 했다. 올바른 방법으로, 혼자 공부하는 시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어야 했다는 말이다. 오랜 시간 물가에 머무르면서도 갈증을 해소하는 방법을 모른다. 해답은 간단하다. 당장 앉아서 벌컥벌컥 물을 마시면 된다. 당장 책을 펴서 읽고, 외우고, 확인하면 된다. 그 과정은 혼자하는 작업이다. 좋은 컵이 없어도 당장 물을 마실 수 있다. 그것을 체험하면 갈증을 없애는 방법에 대한 확신이 생긴다. '할 수 있다'라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좋은 컵이 있으면 좋겠지만 컵 자체가 물은 아니다. 공부를 잘하고 싶다면 어느 시점부터는 반드시 혼자 공부해야 한다. 디즈니랜드를 만드는 사업가 월트 디즈니는 이렇게 말했다. "꿈을 실현하는 비결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 정복 불가능한 것은 없다. 이 비결은 4C로 요약할 수 있다. 호기심Curiosity, 자신감Confidence, 일관성Constancy 그리고 용기Courage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다."혼자 공부할 때, 그래서 '나도 할 수 있다'라는 느낌을 얻을 때, 공부에서 정복 불가능한 것은 없다. 그런 뒤에 누구나 기적의 주인공이 된다. 베를린 음악 대학의 모든 학생들의 공통적으로 꼽은 활동, 실력 향상에 직결되는 활동, 그리고 '누적 시간과 실력은 비례한다'라는 사실이 데이터로 입증된 활동. 바로 혼자 하는 연습, 혼자 하는 공부다. 왜 혼자 공부해야 하는지, 이보다 더 강력한 답이 있을까.
솔직히 공부는 하루키나 피카소가 했던 작업보다는 복잡하지 않다. 책을 읽고, 이해하고, 외우고, 문제집을 풀고, 자료를 찾아 글을 쓰는 정도가 아닌가. 나중에는 우리도 각자의 분야에서 PGA 투어 우승이나 '아비뇽의 여인들'에 버금가는 결과물들을 내놓게 되겠지만, 적어도 지금 하는 공부는 앞서 언급한 '천재'들의 작업보다는 수월하다. 그런데 그런 '천재'들조차 재능이나 머리가 아니라 오로지 충분한 연습으로 저 자리에 닿았다는 말은, 곧 우리들 역시 충분히 공부하면 충분히 잘 할 수 있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그러니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뼛속 깊이 새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혼자 공부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진짜로 '집중'해야 한다. 책을 읽고 강의를 들을 때 적극적으로 달려들고 흘려 넘기지 말아햐 한다. 지금 보고 듣는 내용이 다른 어떤 부분과 연관되는지 계속 머리를 굴려야 한다. 귀찮아 보여도, 진도가 느려 보여도 바로 그 작업을 해야 머릿속에 들어간다. 편하지 않은 일이지만 어떻게 '집중'한다면 분명 달라진다. 생각하며 공부하는 느낌, 실력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느낌을 당장 체험할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지금까지보다 훨씬 적은 시간을 공부에 쏟으면서도 훨씬 많은 것을 머릿속에 남길 수 있다. 저절로 외워지는 것은 없다. 그러니 진짜로 '집중'하자. 영화배우 덴젤 워싱턴은 어느 대학의 졸업 축사에서 "차이를 만들어내겠다는 열망을 품어라 Aspire to make a difference"라고 강조했다. 만약 우리가 경쟁이 치열한 트랙 위를 달리면서 원하는 결과를 얻고 싶다면 차이를 만들어내야 한다. 함께 경쟁하는 다른 사람들과 구분되는 차이 말이다. 어떻게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하루 중에 공부하도록 주어진 공식적인 공부 시간은 대개 비슷하다. 그 시간에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차이를 만들어내기 어렵다. 기껏해야 열심히 하지 않으면 뒤처질 뿐이다. 차이를 만들어내려면 '공부 시간'이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시간, 당연히 '버리는 시간'이라고 여기는 시간에 공부를 해야 한다. 틈틈히 하는 공부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