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50권 독서하기

2021 4번째 책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주시카 2021. 3. 18. 05:45

 

<인상 깊었던 책의 내용>

미국의 정신의학자인 제롬 프랭크는 "모든 정신장애는 기가 죽어서 생기는 병이다"라고 말했다. 남들의 성공 나이를 계산하는 내 독특한 버릇은 기가 죽어서 생긴 병이다. 좋아하는 것을 끝까지 좋아하지 못하는 것도 기가 죽어서였다. 남들에게 설명할 수 있을 만한, 또는 인정받을 만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만약 그것을 그냥 두었다면, 남과 비교하지 않고 세상에 설명하려 들지 않았다면, 지금쯤 '나만의 무엇'으로 빛나고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나는 끝내 '나만의 글쓰기'를 열등감으로 만들어버리고 말았다.

뇌에서 기쁨의 호르몬까지 분비된다니 잔혹하지만, 이는 엄연한 현실이다. 관종, 엄친아, 개부럽, 열폭 같은 단어는 인간의 나약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말이다. 다른 사람의 행복과 성공을 말할 때 나도 모르게 당사자의 노력과 열정을 깎아내라고 있다면 거기서부터 나를 들여다보아야 한다. 내가 지금 무엇을 괴로워하고 있는지.

가장 좋은 방법은 책을 읽고 책 속의 좋은 어휘와 문장으로 사람들과 지속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독서 모임이나 강연, 컨퍼런스, 포럼 등에서 양질의 말을 귀담아듣는 것도 좋겠다. 이렇게 의도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수준 높은 어휘를 사용하여 대화할 기회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노르웨이 탐험가이자 변호사인 엘링 카게는 <자기만의 침묵>에서 고단하고 소란한 일상생활 속에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내면의 침묵'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서로의 침묵을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소통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침묵은 나에게 집중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말'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것이다. 그것이 되어야 다른 사람을, 또 그의 말을 기다려줄 수 있다. 타인의 침묵도 감당할 수 있게 된다. 인간관계에 문제가 생겼을 때, 또 누군가로부터 상처를 받았을 때, 대화로 풀기 전에 '자기만의 침묵'에 한 번쯤 빠져보기를. 수행을 하라는 고차원적인 권유는 아니다. 단지 고요와 침묵이 수많은 말들의 칼날을 무뎌지게 해 준다는 것뿐.

자기 자신에 대한 기대가 클수록 그것에 미치지 못하는 스스로가 못마땅해지고 다른 사람에 의해 그것이 자극될 떄 상처를 받는다. 내 말들을 데리고 살아갈 용기는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기준을 없애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 기준을 없애면 '이 세상에서 유일하며 고유한 나 자신'이 보이기 시작한다. 거기서부터 공부를 시작하면 된다. 그때부터 얼마든지 책을 읽고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도 된다. 그런데 자신이 제대로 서 있지 않는 상태에서 다른 사람들의 말과 글에만 지나치게 의존하다 보면 내 안에 높은 기준이나 틀이 만들어져 열등감이 생긴다. 내 것이 아닌, 그저 좋아 보이는 것들로부터 벗어나야 행복해질 수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말, 내 안에서 나오는 말, 내가 나로 드러나는 말은 기준이 없다. 내가 나를 인정하는 데 무슨 기준이 필요할까? 세상 어느 누구도 그 기준에 대해 말할 수 없다. 나는 나로 살아야 한다. 내 말들을 데리고 씩씩하게.

"우리는 남과 같아 지려고 자신의 4분의 3을 잃어버린다." -쇼펜하우어